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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옆집에서 공사를 하고선 버려놓은 25mm 각 파이프를 주워다가 보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쓸모가 생겼다.

오픈마켓에서 제법 큰 사이즈의 철판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55Cm 길이에 37Cm 폭, 보기에도 꽤 쓸만해 보여서 최저가 33,000원 정도에 구매를 했다.
물건이 금요일에 도착했으니 이번 주말의 소일거리는 이 녀석을 해바라기 버너와 도킹 시키는 작업이다.

귀찮기는 하지만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스케치업으로 도면을 그려보면 필요한 부재의 크기와 갯수, 그리고 혹시 모를 설계 미스를 예방할 수 있다.
머릿속에 설계가 있어도 늘 실수는 따르게 마련이다... (복선...)

철판의 사이즈와 발코니의 식탁테이블 높이를 참고해서 아래와 같이 도면을 그렸다. (이 때만 해도 철판 주위를 목재로 둘러서 미적포인트를 줄 생각이었음)




일단은 각파이프를 길이에 맞게 자르는 작업이다.
그라인더로 잘랐는데 그라인더가 한 번씩 튕길때 마다 섬짓섬짓하다...
철공을 잘하는 철수가 되고 싶은데 이렇게 공구를 서툴게 다뤄서는 나중에 용접도 못 배울듯...
절단면이 삐뚤빼뚤하지만 대략 자르긴 했다.




아래에 보이는 건 각파이프를 결합해주는 조인트들과 해체시에 잘 보완했던 피스들이다.
어쩜 모든 조인트가 이번 작품 만드는데 하나도 남지 않고 다 재활용 되었다. 모아두지 않았다면 어쩔~




각파이프의 결합공정
ㄱ 자 조인트에 끼우고 결합부 근처에 피스를 하나씩 박아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준다.




뼈대는 완성이 되었고 작업실에서 판재를 찾아서 재단하여 올려본다.
하판에는 통판으로 재단하고 위에 뼈대를 올리는 방식으로 하고 하판 아랫쪽에 바퀴를 붙였다. 이 바퀴도 10여년 전에 어느 유치원에서 버린 책장에서 떼어 놓았던 것을 드디어 활용하게 되었다.
스프러스 판재라 약해보이긴하는데 이제 이 정도 크기의 부재가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ㅠ
알류미늄 소재 각 파이프라 끝이 표족한 피스면 쉽게 파이프에 박혀서 철제 기리가 모자란 곳은 그냥 구조목용 아연피스로 대신 하였다.



중간판을 올리고 보니 그럴듯 하다.
하지만 흔들어보면 그냥 댄싱을하는... 어떻게 흔들림을 잡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신상 철판을 올려보았다.
역시 처음엔 뭔가 안맞다. ㅠㅠ
철판이 55Cm x 37Cm 규격이었는데 실제 재보니 54.5Cm x 36.5Cm 로 0.5센티가 작다.
그것을 고려하고 2mm 여유를 두고 만들었는데 철판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유는 각재 연결부위를 고정하는 피스가 돌출되어서 그런것이었다. 양쪽에 돌출되었으니 어림잡아 6mm 이상이 돌출된듯하다.





[2일차]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의 차이는 가운데 판을 각재에 고정한 부분이 다르다.
엄청 흔들리던 구조물이 가운데판을 전후 좌우로 고정해주니 순식간에 탄탄해졌다.
다른 고정이 필요없겠다 싶을 정도로 짱짱해졌다.
그래도 수명을 늘려주려면 후판이 필요할것 같아서 mdf 판재를 잘라서 아랫단의 뒷면을 막고 사방에 피스를 넉넉히 박아주었다.
아래 사진은 오일까지 바른 상태이다. 이 판재들이 과거에 바니쉬를 발랐던 부재들이라 새롭게 리브론 오일을 발라도 색상차이가 거의 안난다.





복선에서 암시한 그 문제를 가지고 고민이 시작되었는데...
버너의 높이를 잴때 해바라기 버너의 상부까지 재니 정확하게 400mm가 나와서 그대로 설계에 반영했었다.
그래서 상부의 각재사이에 철판이 꼭 맞게 들어가면 아래쪽에 해바라기 버너와 닿을듯 말듯하게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해바라기 버너의 사발이의 높이를 고려하지 못했다.. ㅠㅠ
많은 고민을 했다. 버너가 놓이는 판을 아래로 내리자니 많은 피스자국이 덕지적지 남을 것이고
상부를 재 설계 하는 것도 각재절단부터 일이 많고....
어찌되었건 각재 하나의 높이만큼 상부를 높이지 않으면 해바라기 버너의 사발이와 간섭이 생기게 되었다.





결국 ...
다시 각재를 잘라오되 기왕하는거 상부에 심미적인 부분을 가미하여 약간의 여유선반을 추가하기로 했다.
상부의 폭보다 넓게 각재를 잘라와서 양쪽에 프레임과 고정시키고 그 위에 선반을 고정하도록 했다.
역시 이번에도 설계대로는 개뿔~ 딴 길로~





위의 선반을 추가하기 위해 작업실에 좀 길이가 있다는 모든 부재를 다 뒤져서 570 mm 정도가 나오는 판재를 찾았고 이를 가운데로 켜서 앞뒤판의 두께와 같은 누께가 되도록 대패질을 하였다.





대패로 두께를 맞추기가 무섭게 목공본드를 바르고 조립에 들었다.





다시한번 상부까지 리브론 오일을 도포했다. (유해성분이 없고 물에 강해서 음식 사용에 제격이다.)





짜투리 부재를 조합해서 만든것 치고는 봐줄만 하다.










애초설계대비 25mm 가 올라가서 이제 해바라기 버너가 올라가도 5mm 가량의 철판과 유격이 있다.










상부 양쪽 판을 잡아주는 목재는 타이우드로 한것인데 두께가 일정치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철판이 타이트하게 들어갔다.
길이에도 약간의 오류가 있었던지 우측 상부가 하부에 비해 철판과의 유격이 2mm 가량 더 있다. 하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으므로 패스 하는 걸로~



깔끔세척에 이어 올리브오일로 초벌구이를 끝낸후 드디어 처음 요리에 도전!!
차돌숙주 볶음 밥!!
은근 철판볶음밥 요리 레시피가 드물다...
집에서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난 철판볶음에 대한 열망때문에 이런걸 만들었을 뿐이고...

그런데 요리는 별개네...
간지나는 터너도 따로 장만했고 맛있는 요리를 멋지게 하기만 하면 되는 건데...


비싼 차돌박이때문인지 보통이상의 맛은 나긴 했는데 가족의 호응이 생각보다 약했다 ㅠㅠ
다음엔 티본도 구워보고 전도 해보고 싶은데...
이걸로 발코니 요리 아이템이 또 하나 늘었다. (점점 좁아지고 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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